더러운 트롤 새끼들...

대구로 내려가는 기차를 탔다.

대전에서 기차가 고장이 났다.

30분간 열차 안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는 대구에 도착하면 청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청소를 즐기지 않는다.

애초에 청소를 할 마음을 먹고 플랜을 짠다는 것 자체가 청소를 잘 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리라.

내 방의 대략적인 정리까지는 순조로웠다. 사방에 널린 옷들을 대략 접거나 말아서 바구니와 서랍에 수납하고, 빨래는

빨래통에, 부패한 의류(아니, 그런건 없어)는 쓰레기 봉지에 담았다. 전자제품과 각종 케이블, 부품들을 별도의 박스에

대략 수납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빈 담배갑과 재떨이로 쓰던 담배갑도 정리해서 버렸고, 모아둔 비닐봉지도 몇 장을 남겨두고는

모두 폐기했다. 차후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는 쇼핑백도 잘 접어 책장 뒤에 쑤셔넣었다. 아, 물론 책은 꽂아둘 곳이 마땅치 않아

책장 위에 잘 쌓아두거나 했다. 언제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사원 아파트에 물건을 많이 두는 건 여러 모로 좋지 않은 현상이지만,

책과 전자제품은(그리고, 그걸 담은 박스는) 깨닫지 못한 사이에 슬금슬금 증식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까지는 모든 것이 바람직했다. 방 이외의 지역을 청소하기 전 까지는...


얼마 전까지 2명의 경상도인과 아파트를 같이 썼었다. 하나는 한 달 전에 다른 방으로 쫓아냈다. 다른 하나는 임시직이었는데

역시 지난 달에 계약이 끝나서, 다른 일을 찾을 때까지만 나의 묵인 하에 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은 전형적인 경상도인들답게 - 차별적 발언이라고 해도 좋다. 사실에 가까우니까 - 시끄럽고 지저분한 인간들이었다.

요 몇 개월간 나는 많은 여성들이 경상도 사나이('사'에 액센트)와는 결혼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평균적인 교육 수준이라던가, 일반적인 정치적 스탠스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 새벽 3시에 음악을, 그것도 역겨운 조선 발라드를

신나게 틀어댄다던가, 역시 새벽 3시에 온갖 알람 3종세트를 풀파워로 울리게 해놓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집 구석구석에는

늘 소주병이 가득하고,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를 열어보면 부패의 징후가 역력한 천조각들이 가득하다. 내가 여자아이라면 그가

아무리 잘 생겨도, 아무리 살갑게 굴어도 그런 인간과의 동거는 고려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이런 차별적 발언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설겆이를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들은 설겆이를 하지 않는 습성도

가지고 있었다.

본인으로 말하자면 역시 설겆이를 하기 싫어하는 족속인데 그런 이유로 해서 설겆이를 아예 만들지 않는(대신 쓰레기를 만드는)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고 있으며, 어쩌다 설겆이가 생길 때에는 생기는대로 바로바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수시로

밥을 해 먹고, 라면을 끓여 먹고, 해물완자를 지져 먹으면서 이로 인해 생기는 설겆이를 더 이상 요리에 사용할 그릇이 남지

않을 때까지 미루는 짜증나는 생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 같다.

- 짜증이 나면 내가 대신 해주면 되지 않은가...라고 묻는다면 '내가 엄마냐!'라고 대답하겠다.


딱히 설겆이거리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단지 얼마 전 큰사발 튀김우동을 먹고 나서 너무 피곤한지라 사발에 물만 부어놓고서

방치해놓은 것이 있었는데 이걸 처리할 생각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설겆이는 아니다. 폐기물 다듬기랄까.

사발면 그릇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고, 기름이 둥둥 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본래 사발면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 함께 떠 있었다.

...

......

싱크대에다가 담배 꽁초 버리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워 처먹은거냐!!!


어쨌든 담배꽁초를 제거하고 물을 싱크대에 부었다.

...

......

물이 안 내려가?

개수대 뚜껑을 열고 거름망을 꺼내보았다. 본래의 거름망이란 물건은 주먹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스댕 컵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검은 컵이네?

검은 컵이네?


검은 컵이네?

...

......싸울래요? 네? 싸울래요?

욕실 청소용 옥시싹싹과 폐칫솔을 투입하여 거름망을 빡빡 닦았다. 저그 비슷한 생물이 손을 기어다니는 듯한 감각에

등골이 서늘했다. 거름망이 살아 움직인다고 해도 별로 신기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여기에

스파크를 일으키면 생명의 발생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변기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런 생각을 하며 거름망을

닦았다. 거름망을 반짝반짝하게 닦고 나자 욕실이 오염되었으므로 욕실에도 옥시싹싹을 투하했다. 욕실 배수구 근처의

타일 색깔은...아니 이제 그만하자.

응? 결론? 세줄로 요약해 보겠다.

1. 청소에 신경 쓰겠습니다.

2. 검증되지 않은 경상도 사람과는 동거하지 않겠습니다.

3. 나보다 깔끔한 사람과 살고 싶습니다.

by aniki | 2008/04/29 00:48 | 마리아님이 절망하셔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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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메구 at 2008/04/29 01:09
그 거름망...... 소량의 피와 알약껍데기와 뭐와 뭐가 있었다면
분명 살아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을텐데...-_-;;;;;;;;;;

트롤의 먹이로 던져주지 그랬니.
Commented by 히비키 at 2008/04/29 22:04
어? 동생보다 깔끔한 사람이면... 나잖아 'ㅅ' 에헴
Commented by 도리x2까꿍 at 2008/06/05 16:10
.....................부산->대구사람이지만 내방은 지저분하지만....
공용으로쓰는건 깨끗하게쓰고있는 사람입니다.[......]?!
Commented by 씨발놈새끼 at 2008/10/16 23:25
야이개색기야 경상도인이 다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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